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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사진 이야기.

사진기자 물먹기.

기자들 사회에선 물을 먹인다. 물을 먹었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연유야 잘 모르겠고  본인이 특종을 한 것을 다른 기자들 물을 먹였다고, 본인이 낙종한 것을 물을 먹었다고 표현합니다.

어제 12월 19일 투표가 끝나고 이명박 후보자의 당선이 확실시 되는 오후 9시 가회동 집 앞입니다.

방송중계팀은 24시간 전에와서 대문 가운데 자리를 잡아 놓고 있습니다.

처음에 중계팀 카메라 앞에 자리를 잡았다가 후보자가 나오면 일어서기가 힘들고 (뒤의 방송카메라가 가리니까) 차를 대면

앉아서 찍기가 힘들다고 생각해서 먼저 자리를 잡은 중계카메라 뒤로  파고 들었습니다.

수송부 기사님에게 사다리도 달라고 해서 올라가니 시야도 확보 되고 좋았습니다.

이제 후보자가 집을 나서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 안도감도 듭니다.

갑자기 경호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며 이후보가 타고 갈 차량을 준비합니다.

처음 온 차량은 승용차입니다.

차량 너머에서 이후보가 대문을 열고 나와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환하게 웃으면 다음 날 신문 1면에 대문짝 만하게 나올

사진이 완성되는 상황이지요.

어~  ~    어~~~~

승용차가 그냥 대문을 지나칩니다.

다음에 등장한 차는 차고가 높은 카니발 모양의 큰차가 들어옵니다.

뭐야 이거 .   여기 저기서 차를  빼라고 소리도 지르고 난리가 났습니다.

제 앞에는 하루밤을 지킨 방송카메라들이 또 그앞에는 저보다 더늦게 와 자리를 못잡고 방황하는 다른 사진기자들이 ,제 좌우

로는 다른 사진기자들이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 있는 완전히 스크럼을 짠 상황입니다.

다행히(?) 저는  사다리 덕분에 자동차 너머로 대문이 보입니다.

드디어 대문이 열리고 후보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카메라 찍는 소리가 어지럽게 들리고 차량에 바짝붙은 이후보가 제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앞에서 방황하던 늦게 온 사진기자들은 이미 이후보가 보이는 차량의 본네트 쪽으로 몰려가 버렸고 꼼작 못하는 저와 옆의 사

다리족을은  황급히 내려와 자리를 다시 잡으려고 허둥댑니다.

 그  순간 앞에 매달린  몇몇 사진기자들이 소리를 칩니다.

후보님 손 한번 흔들어 주십시요.

(속에서 욕 나옵니다.)

짧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사다리에 올라가니 이후보의 모습은 보이질 않습니다.



상황종료 후  앞에서 방황하던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찍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이후보의 사진을 보는 것.



물 먹 었 다.





아쉬워서 사진한장 올립니다.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50)s iso800 F4.5

2007년 12월 19일 이명박 후보자가 부인 김윤옥 여사와  여의도 한나라당사로 가기위해  가회동집을 나서고있다.



(어제 상황이라 이후보자로 호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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